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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쓰는 토트넘 페헤리라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1, 2차전 리뷰

by 매일보면 2021. 8. 31.

1차전 써놓고 임시저장했다가 2차전까지 보고 한방에 쓰는 토트넘의 유로파 컨퍼런스 리뷰. 컨퍼런스리그는 앞으로 이렇게 1, 2차전 한번에 리뷰하는 것도 괜찮을 듯.

 

 

#1차전

 

모두가 아는 것처럼 토트넘은 21/22 유로파리그 진출에 실패하며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에 출전하게 되었다. 그 첫번째 상대는 포르투갈리그 5위를 기록한 파수드 드 페헤이라였는데 지난 20일에 펼쳐진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1:0으로 패하고 만다. 

 

 

경기가 끝나고 울브스와의 PL 2라운드가 열리기 전까지 여론의 동향은 비난이 압도적이었다. 1라운드 맨시티의 영웅들이었던 1군 자원들의 울브스 전 준비를 위해 1.5~2군 자원들을 선택한 누누 산투 감독의 선택은 과했다는 여론이었는데 사실 나도 그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경기 시작 전에 라이업을 보고 그래도 1.5군인데 최소한 비길 수는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다 끝끝내 경기에 지는 모습을 보며 1군 선수 2명 정도는 넣어봤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었다. 아무리 급 떨어지는 대회라하더라도 이 토너먼트에 출전한 김에 초대 우승은 해야하지 않겠는가 싶은 욕심이 들기 때문이다. (훗날 이 대회도 명성이 올라갈 수도 있으니까-)

 

이 날 토트넘의 경기운영은 정말인지 엉망이었지만 수도 없이 언급된 부분이니 생략하고 눈에 띄었던 몇 가지만 짚는 것으로 간추리려고 한다.

 

1. 신입생들의 준수한 활약

혹자들은 신입생들의 실력에 물음표를 던진다지만 난 충분히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브리안 힐.

이 날 경기에서 유일하게 눈에 띄었던 자원이다. 아마도 산투 감독이 프리롤을 부여해 공, 수를 오가며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긴것 처럼 보였는데 힐의 활동량은 기대 이상이었다. 정말 많이 뛰었고, 경기장 모든 곳에 있었다. 비판하는 이들은 피지컬 문제를 언급하는데, 스피드와 테크닉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된다. 경기 초반 좌측면을 날카롭게 벗겨낸 컷 백이 충분히 이를 반증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오프더 볼 상황에서의 움직임이 좋았는데 다른 선수들이 힐의 오프더볼 움직임만 제대로 파악했더라면 더 많은 찬스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다들 힐을 손흥민의 대체 자원 정도로 생각했는데, 아닌 듯 하다. 현재 알리가 공수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면 힐은 윙어로써도, 중원 2선에서도 충분히 상대 수비 공간을 무너뜨릴만한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프리미어리그의 첫 출전이 언제가 될 것이냐 인데 아마도 하위권 팀들을 상대할 때 선발이나 교체자원으로 투입되지 않을까 싶다. 빠르면 왓포드 전에서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이 드는데, 꼭 나왔으면 좋겠다.

 

로메로 역시 선발로 출전했다. 벤데이비스, 카터빅터스와 함께 쓰리백의 중앙에 섰는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사실 전반 중반까지는 볼 마킹이나 수비 동선에서 카터빅터스와 자주 꼬이며 작은 실수 등이 있었지만 적절하게 상대 공격을 잘 막아섰다. 아탈란타 시절과는 달리 공격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감독의 지시였을 수도 있지만 이 날 로메로가 공격적으로 나설만한 여지가 없었다. 후방에서 공을 뿌려줄 필요도 없었고, 중원은 이미 일찌감치 털리고 있으니 중원까지 치고 올라갈 겨를 초자 없었다. 유일한 실점이었던 전반 막판의 골은 벤데이비스와 로메로와의 수비라인을 깨버린 카터빅커스의 실수였다. 한 가지 염려스러웠던 것은 이날 경기 이후 다 나은 줄 알았던 무릎 부상이 다시 확인되었다는 점인데, 울브스와의 경기이후 진행된 누누 산투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곧 나을 것이라는 걸 보니 그리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골리니 역시 이 날 출전해 골문을 지켰다. 유일하게 내준 실점이자 토트넘 출전 후 첫번째 였던 실점이었지만 1:1 상황이었으므로 이를 선방할 확률이 높지 않았다. 그 외의 플레이들은 괜찮았다고 본다. 쓸데없는 뻘짓을 하지 않았고 빌드업이 전혀 없던 통에 빌드업 과정에서의 실수 등은 보일 리가 없었고, 상대도 딱히 그리 위협적일만한 상황들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골리니를 평가하기엔 충분치 않은 경기 였다. 하지만, 그는 매우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고 실수 또한 없었다. 

 

 

2. 문제는 미드필더들

누누 산투는 특정 선수를 콕집어 말하지 않고 자기 탓으로 돌리는 성숙한 인터뷰를 했지만, 나는 그냥 덕질하는 팬이니까 콕 집어 얘기하는게 속 편하다. 미드필더 진의 총체적 난국이었다. 해리 윙크스, 로 셀소의 중원 담당 자원들은 존재감이 아예 제로(0)였고, 간만에 윙 역할을 맡았던 세세뇽과 도허티 역시 참담했다. 힐과 함께 패널티 박스 근처에서 상대 수비의 공간을 열어야 했던 나일 존은 이 선수가 경기에 나왔었나 싶은 생각이 들만큼 아무런 존재감도 보여주지 못했다. 몇 몇 선수들, 이를테면 세세뇽 같은 자원들은 너무 오랫만에 뛰는 윙자리였고 맷 도허티 역시 떨어진 폼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으며, 로 셀소와 해리 윙크스는 중원에서의 적절한 홀딩과 압박, 그보다 전진해있는 힐과 존과의 연계가 매끄럽지 않았다. 전방에 기용된 토트넘의 미래, 스칼렛은 단 한번도 공을 잡아본 적이 없지 않았나 싶을만큼 볼 배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미드필더진 대부분 경기에 너무 오랜만에 나오는 자원들이자 해당 포지션의 역할이 낯설었던 자원들이란 뜻이다. 

 

 

3. 결국, 깻잎장 같은 스쿼드

미드필더진의 경기력 나락은 결국 토트넘의 고질병 스쿼드 문제와 직결된다. 토트넘은 정말 깻잎장같은 스쿼드를 자랑(?)하는데, 그 덕분에 매번 리그 초반에는 좋은 성적을 내다가 중반 이후부터 1군 선수들의 누적된 피로와 폼 저하로 순위가 곤두박질 치곤 한다. 무엇보다 1군과 그 아래급들과의 수준차이는 정말 심각할 정도인데, 누누 산투 감독은 이점 때문에 오히려 더 1.5군~2군 자원들의 실전 감각을 이 컵대회를 통해 익히게 하려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는 대단한 모험인 것이다. 토트넘의 팬으로써 이러한 모험을 지지하고 응원하지만 현재의 스쿼드 만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모두가 말했듯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센터백과 공미 정도는 반드시 추가 영입이 필요하다. 대체 언제까지 역습으로 치달만 할것이냐는 말이다. 센터백은 그런대로 기존 멤버들이 각성하며 선전해주고 있지만, 에릭센 이후 실종된 볼 배급 롤을 담당할 공미가 가장 목마르다. 페헤이라와의 유로파 컨퍼런스 1차전은 누누 산투 감독에게 토트넘이 직면한 문제점들을 가감없이 드러내 참 많은 숙제를 상기하도록 만들어준 경기였던 것 같다.

 

 

 

#2차전

 

이 경기 이틀 전 해리케인이 잔류를 선언했다.

 

 

아무리 야속해도 팀의 10번은 10번이다.토트넘에서 해리케인의 존재감은 어마무시하다. 손흥민이 아무리 날아다녀도 10번의 부재는 리그와 컵대회가 진행되면 될수록 뼈아플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의 잔류 선언은 해리케인의 의리라고 봐야할까, 아니면 이를 갈며 속으로 꾹꾹 눌러참은 것이라 봐야할까. 뭐가 어찌되었건 간에 적어도 겨울 이적시장까지는 한시름 놓았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과연 정말 겨울 이적시장에는 떠나려나.?

 

어쨌든 해리케인의 잔류선언은 페헤이라와의 유로파 컨퍼런스 2차전에 승리를 예상할 수 있는 청신호였고, 결과는 예상대로 3:0 승!

 

해리케인은 이날 무려 2골을 쏟아부으며, 그가 N17에 돌아왔음을 알렸다. 무엇보다 브리안 힐과의 합이 꽤 괜찮았는데, 첫골을 만들어낸 장면도 인상적이었고, 이 날도 힐은 상당히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후반에 교체출전하며 약 20여 분간 뛰었고, 한 두차례 골찬스를 맞이했지만 아쉽게도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그래도 무리되지 않는 시간을 소화하며 괜찮은 모습이었고 무엇보다 울브스전에서 걱정되었던 왼쪽 햄스트링의 부상은 괜찮아 보였다. 

 

또한 1차전에 이어 출장한 로메로는 확실히 그의 퀄리티를 보여줬는데, 수비전반에 걸쳐 안정적인 볼처리와 전방까지 라인을 올리며 미드진과의 합을 맞추는 모습 또한 훌륭했다. 무릎만 확실히 회복하고 다이어, 산체스와 스리백 조합으로 전술이 가동되도 상당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이 들었다. 물론, 지금 폼의 산체스, 다이어 일 경우에만...

 

 

골리니는 이 날도 출장해 안정적인 모습과 개그캐로써의 욕심을 함께 보여줬는데, 첫번째 홈경기라 긴장을 탄건지 쓸데없는 코너킥을 내준다거나 로메로와의 덤앤더머 같은 모습은 보는 맛이 있었다.ㅋㅋㅋ

 

 

이 날은 전반적으로 1군과 1.5군들을 적절히 교체투입하며  1차전의 패배를 확실히 설욕해주었다. 역시, 1군이 나서면 다르긴 다르다. 2차전의 승리로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고, 며칠 전 대진표가 확정되었다.

 

토트넘은 G 조 스타드렌, 비테세, 무라와 한 조. 사실 스타드렌을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은 생소하다. 재밌는 점은 무리뉴가 이끄는 AS 로마도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C조에 속해있다. 본선에서 토트넘과 로마가 치고 올라가 결승에서 만나면 진짜 재밌는 게임이 될 듯 하다. 

 

쨌든, 우승하자. 이정도는 씹어 먹어야 한다. #CO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