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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첼시 PL 5R 리뷰, 캉테의 양민학살

by 매일보면 2021. 9. 20.

손흥민이 선발로 나오느냐 마느냐로 경기시작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불러 모았던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였다. 특히, 초강팀 맨시티를 상대로 1R을 잡아냈던 누누산투였기에 그는 '강팀에 강하다'는 기대감이 있어 지난 수정궁과의 3-0 참패와 며칠전 있었던 유로파컨퍼런스에서의 졸전을 이 경기에서 만회해 주길 기대하기도 했었다.

모두의 관심사였던 손흥민은 토트넘 첼시전에 선발로 출전했고, 줄부상 라인업에 속해있던 선수들 몇몇도 의외로 출전해 상당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무엇보다 전반전 적극적인 전방압박을 시작으로 첼시를 당황하게 했던 누누의 초반 전술을 매우 고무적이었다. 그동안 무리뉴보다 더 수비적이라는 비판이 있었는데 그런 비판을 인식했는지 이번 경기에서 작정한듯 라인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리며 전반에 좋은 장면들을 만들어 냈다.

또한, 토트넘 첼시전을 앞두고 직전에 팀에 합류한 남미 트리오중 아르헨 듀오 로셀소와 로메로가 선발출전하며 좋은 폼을 보여주었기에 진짜 잘하면 이길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아주 최대치로 펌핑해놓기 좋은 전반전이었다. 염려했던 손흥민의 몸상태도 이제 돌아온 것 같아 기뻤다.

하지만, 토트넘엔 2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번째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첼시의 핵심 자원 은골로 캉테가 투입되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를 투입시킨 첼시의 감독이 '지략가' 토마스 투헬 이라는 것이다.

투헬은 마치 후반의 대대적인 공세를 위해 전반전은 일부러 토트넘 맘대로 놀아보라고 했다는 듯, 후반전 내내 토트넘을 철저히 농락했다. 그래, 농락이라는 표현이 맞다. 완벽하게 제압했다.

델리 알리는 특유의 게으름으로 실바를 마킹하는데 번번히 실패하면서 골을 내주었고, 이번시즌 들어 수행하던 박스 투 박스의 움직임이 전혀 날카롭거나 위협적으로 살아나지 않았다.

후반들어 인상적이었던 투헬의 변칙적인 전술에 누누는 허를 찔렸다. 5-3-2를 기본으로 수비시엔 5명이 내려앉아 철벽의 수비력을 자랑하고, 공격 개시 시점이나 토트넘이 밀고 올라오는 타이밍엔 좌, 우측 풀백 2명이 미드필더 진영에 가세해 토트넘의 볼 배급을 아예 차단해버리거나 자신들이 공격할 때 너무도 편안하게 토트넘의 박스까지 빠르게 볼이 이동되었다. 그 와중에도 공간의 간격은 철저하게 유지하며 이 팀에 왜 지난 시즌 챔스 우승을 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런 모습들을 통해 느낀 점은 '클래스의 차이'였다. 토트넘 첼시의 후반전은 명확한 클래스의 차이를 보였다.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자 누누산투 역시 변화를 꾀했다. 올리버 스킵을 넣어 그에게 호이비에르의 롤을 맡기고 제대로 운행되지 않던 박스투 박스의 움직임을 호이비에르에게 맡겼다. 또, 은돔벨레와 브라이언힐을 교체하며 빠른 공간 침투를 노렸지만 번번히 첼시의 수비진에 막히며 실패했다.

간만에 합을 맞춘 손-케 듀오는 지난시즌의 날카로움이 모두 사라진 모습이었다. 전혀 날카롭지 않았고, 창의적이지 못했다. 지난 여름 그 홍역을 치르고 나서 개인적으로 해리케인이 손흥민과의 듀오 플레이를 일부러 안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리감을 두는 느낌이다. 본인 외에 아무도 팀의 에이스가 되어선 안된다는 생각인지 더럽게 패스도 안하고 그냥 정말 태업인가 싶을만큼 움직임 자체가 둔하다. 게으르다는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엉망이다.

토트넘 첼시의 결과는 3-0. 토트넘의 참패다. 스쿼드 타령도 지겹다. 아니, 지겨운걸 떠나 인정할 수 없다. 며칠전 제니트와의 경기만 봐도 그렇다. 토트넘보다 훨씬 얇은 스쿼드의 제니트도 첼시를 힘들게 하지 않았던가. 이는 철저하게 전술의 참패다. 이번 경기까지 지켜보며 누누산투의 전술이 정말 단조롭고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점점 더 확신에 차게 된다.

골드 기자는 누누산투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다 금새 리그 끝나겠다. 전반전에 보여준 모습은 좋았지만, 그역시 투헬이 쳐놓은 덫이었다면.? 후반전 캉테가 들어올 거란 예상정도는 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쉽게봤던 것인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인지. 전혀 첼시의 수비진을 공략하지 못했고 오히려 오늘 골넣은 첼시의 선수들은 대부분 수비진이었다는 것에 뭔가를 느꼈을까.

그나마 다행이라면, 지난 컨퍼런스리그때부터 다시 필드로 복귀한 은돔벨레의 폼이 생각보다 나쁘진 않다는 것. 그리고 에메르송 로얄이 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다는 것 정도려나-

그래서 토트넘 첼시 전의 결론은,

난 이새끼가 여전히 제일 싫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