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는 21/22 세리에A 2R까지 2승은 가볍게 거며쥐었어야 하는 네임벨류였지만 무승의 상태. 그런 상황에서 맞닥드린 상대는 언제 만나도 껄끄러운 나폴리. 우리로 치면 한일전 정도의 개념이 가장 이해하기 편하겠다.
상대가 상대인지라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는 유벤투스 입장에선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알할배는 할배가 꽤나 잘 휘두를 수 있는 4-3-3을 들고나왔고, 좌, 우측 윙어로 베르나와 클루쉡을, 날두가 빠진 자리에 모라타를, 중원에 로카텔리를 넣으며 역시나 A매치의 여파로 얇아진 스쿼드를 꾸역꾸역 채워넣었다.
전반 초반부터 나폴리의 공세는 매서웠지만 모라타가 전방압박으로 볼을 뺏어 센스있는 마무리로 선제골을 때려 넣으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이 때만 해도 '와! 드디어 오늘 뭐 좀 되겠구나.' 싶었다. 전반전 꽤 안정적으로 경기 운영을 했고, 중간중간 좋은 침투로 찬스를 만들기도 하면서 이번 시즌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높였다. 특히 전반 24분 모라타와 클루쉡의 조합으로 만들어낸 결정적인 골찬스도 정말 좋았지만, 역시나 클루쉡은 클루쉡이다. 하...이새키...
역시 너무 빨리 골을 넣으면 오히려 더 불안한 법이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시작되는 나폴리의 맹공은 골로 이어지기까지 10분 정도면 충분했다. 그 시작은 역시나 이남자- 나폴리의 캡틴, 로렌초 인시네. 우측면 수비과정에서 있었던 베르나데스키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문으로 날린 감차를 슈체스니가 펀칭했으나 기맥힌 위치를 잡고있던 폴리타노가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동점골을 내주고야 만다. 폴리타노는 흡사 인자기의 재림인가 싶었..
이 날의 폴리타노는 꽤 인상적이었는데 밀란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뒤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조금 독특한우측 윙어의 롤을 수행하고 있는데, 메짤라로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으나 공격의 전개과정에서 폴리타노를 거치는 공격은 상당부분 유효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팽팽하던(?) 균형감은 후반 84분, 유벤투스의 교체로 투입된 모이스 킨의 환상적인 임대복귀 자책도움으로 기울게 된다. 1, 2R엔 슈체스니가 다된밥을 재를 뿌리더니 3R엔 너냐.. 헤당 아두 찰지게 찍어 누르면서 잘하더라 야..
그렇게 3R도 숙적 나폴리에 2-1로 패배하면서 유벤투스의 스쿠데토 탈환기는 점점 험난해져만 간다. 근데, 클루쉡..알 할배가 왜 잘 쓰지 않는지 너무도 알 것 같다. 조급함. 경쟁에서 선택받기 위한 마음은 알겠지만 공을 잡는 순간 확연하게 좁아지는 시야와 상실되는 볼센스..하..거 참. 언제까지 이런 류의 스쿼드가 이어지려나. 여튼, 유베 떡락은 현실이 되었고 스쿠데토와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가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