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와 말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이 있었다. 말뫼는 스웨덴의 프로팀으로 즐라탄 이브라이모비치가 이 팀에서 뛰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체인 것은 사실이나 우리의 유벤투스는 세리에A 개막이후 의외의 일격(?)을 잘 당하는 것으로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에 방심할 순 없었다.
이 날 말뫼는 3-5-2, 유벤투스는 4-4-2를 들고 나왔다. 사실 경기 초반 안내해주는 유벤투스의 이 전형은 크게 의미는 없다. 알할배는 상대팀에 맞춰 매 경기 다른 전술을 구사하는 사람인데 공격과 수비시 전술을 달리 운영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공수의 전환시 빠르게 대형이 바뀌면서 유연한 전술을 펼치며 상대를 잡아가는게 유벤투스 축구를 보는 묘미중 하나였다.(과거형이다...) 이 날도 4-4-2를 들고나왔으니 실제 공격시엔 산드루를 적극적으로 공격에 개입시키면서 3-5-2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운영되었다. 이 모습은 마치 16-17 챔스 때의 영광을 보는 듯한 착각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유벤투스와 말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유벤투스의 주장은 디발라! 캬아 멋지다! 날두 아웃이후 모라타와 투톱을 많이 선다. 정말 그리웠던 그의 공격 모습들을 볼 수 있어 비록 경기결과는 죽쑤는 나날이지만 그래도 팬으로써 보는 맛은 더 있어졌다. (골 좀 많이 넣자..) 여튼, 이 날 디발라는 적극적인 전방압박과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침투, 모라타에게 찔러주는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에 활기를 잔뜩 불어넣었다. 뭐 유벤투스 경기 대개의 경우 그러하다.
유벤투스는 전반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했고, 전반 22분 오늘 전술의 나름 핵심적인 자원이었던 알렉스 산드루가 그 낮은 크로스를 헤딩을 박아버리면서 선제골을 기록! 우오. 산드루. 다시봤다. 그 옛날 다니 알베스가 했던 롤을 이번에 알렉스 산드루가 한 셈인데 전에는 이 롤을 줘도 더럽게 못하드만 오늘은 확실히 제 역할을 했다. 앞으로 챔스에서 빅클럽들을 상대로도 이런 전술을 구사한다면 그때도 오늘의 기억을 잘 살려 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두번째 골은 오늘의 캡틴, 디발라였다. 모라타가 만들어낸 패널티킥을 성공시켰는데 킥할때 살짝 미끄러지면서 자칫 챤스를 날리는게 아닐까 우려스러웠지만 가운데로 빠르게 날아간 킥은 골망을 멋지게 갈랐다. 오랜만에 보는 검투사 세레머니가 어찌나 반가웠던지- 디발라. 좀 더 흥해라.
세번째 골은 경기 내내 말뫼의 수비진영을 두드리던 모라타의 몫이었다. 라비오의 패스를 디발라가 수비 2명을 달아주면서 모라타에게 공간이 났고 모라타는 로빙슛으로 이를 마무리했다. 모라타의 골잡이 본능이 올라오고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고, 지난 시즌의 잦은 실책을 생각해보면 진짜 장족의 발전이다. 감격스럽다 쨔샤.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친 유벤투스는 후반에도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70분경 모라타와 교체된 모이스 킨이 번뜩이는 침투로 골키퍼 1:1 상황에서 키퍼까지 제치며 골을 기록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아쉽게 날아갔다.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유벤투스다운 축구를 보는것 같아 내용상 좋은 경기였다. 더더군다나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귀한 첫승이다보니 더욱 값지다.
오늘 경기를 보며 더더욱 확실히 느낀 것은 미드필더진의 중요성이다. 알레그리의 유벤투스라면 유연한 전술변화가 핵심이고 그러한 전술 이행에 있어 키가되는 자원들은 중원 자원들이다. 빠른 전술 변화에 따른 포메이션의 정비와 다양한 공격루트를 개척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유벤투스 스쿼드 중 제 몫을 해내고 있는건 로카텔리 정도일까. 라비오와 벤탕쿠르는 기복이 너무 심하고, 아니 뭐 딱히 폼이 좋을 때도 그닥 번뜩이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알 할배의 전술이 그옛날 처럼 잘 먹혀 들어가려면 게으른 미드필더들의 각성이 필요해 보이는데 절대 그럴리 없겠지. 라비오..인성..하. 벤탕쿠르는 어차피 싸게 데려온거 잘 키워서 써먹어보자..
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첫 승을 자축하며 기록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