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와 스페치아의 세리에 A 5R 경기가 펼쳐졌다. 아직 리그에서 단 1승도 못하고 있는 유벤투스는 이번엔 무슨일 이 있어도 승리를 가져왔어야만 하는 경기. 그놈의 '강등권'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강등권'팀들간의 매치. 하...현타오네. 여튼 그렇게 시작한 이번 매치가 시작부터 불안했던 이유는,
바로 이 염병할 써드킷-. 1R에서 이 써드킷으로 시작해 첫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아 진짜 역대급으로 구린 컬러감, 구린 디자인. 아디다스 일 대충하지마라. 진짜. 유벤투스의 아이덴티티는 대체 어느 구석에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다. 진심 너무 구려서 절대 사고싶지 않아진다. 여튼, 이 써드킷을 입고 출전하는걸 보는 순간 아,,,불안감이 엄습..
알 할배는 오늘도 4-4-2와 3-5-2를 변형시키면서 초반부터 경기를 지배하기 위해 많은 애를 썼고, 실제 전반 중반까지 주도권을 유벤투스가 잡아갔다.
그런 분위기 속 찾아온 전반 27분, 모이스 킨의 선제골이 터졌다! 패널티 박스 바깥쪽에서 받은 공을 낮게 깔리는 슛으로 날카롭게 왼쪽을 공략했고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나폴리 전에서 복귀골(?) 시원하게 해먹은 뒤 맘고생이 심했을텐데 이번 스페치아 전에는 모라타 대신 선발로 출전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고 나온듯 하다. 이 날의 몸놀림이 한결 가벼워 보였고 적극적으로 전진 압박을 펼치며 스페치아의 수비진들을 잘 괴롭혔다. 그런데 모이스 킨에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저정도 피지컬을 가지고 패널티박스안에서 등딱딱을 잘 하지는 못하는 것. 피지컬만 놓고봐서는 루카쿠에게 전혀 꿀리는 피지컬이 아닌데 이과인 이후 등딱딱좀 하는 정통스타일 하나 키워봤음 좋겠다.
모이스 킨의 득점 이후 경기가 좀 쉽게 풀리나 했지만, 전반 32분 스페치아의 만회골. 훅-하고 떨어지는 슛이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슛타이밍에 벤탕쿠르의 수비 적극성이 아쉬웠다. 좀 더 적극적으로 슛을 제지했더라면 절대 저렇게 차긴 어려웠던 골이어서 더 그랬다.
유벤투스는 추가골 획득을 위해 분전했지만 쉽지 않았다. 디발라의 프리킥이 번번히 키퍼에게 막혔고, 점유를 많이 가져가면서 만들어내는 공격찬스들도 골문을 빗나가면서 더더욱 아쉬움이 쌓여갔는데, 결국 후반 49분 스페치아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빠른 역습상황에서 보누치의 수비보다 한박자 빨랐던 스페치아 공격수의 방향전환에 당했다.
그래도 유벤투스엔 키에사가 있었다. 오늘 거의 프리롤을 뛰는 듯 경기장 모든 곳을 종횡무진하며 뛰어다니더 키에사가 후반 65분 동점골을 터뜨린다. 진짜 어렵게 어렵게 쥐어짜냈다. 무려 수비수 4명을 꾸역꾸역 벗겨내고 넘어지며 만들어낸 골. 이 골로 인해 분위기는 유벤투스쪽으로 다시 넘어오고
경기를 대부분 지배하면서도 쉽게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하던 찰나-
후반 71분 마침내 역전골! 코너킥 찬스에서 뒤로 흐른 공을 더 리흐트가 기습적으로 슛팅을 때렸고 이게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더 리흐트가 직접 헤딩에 관여하지 않고 뒷쪽으로 빠져 위치를 잡고 있었던 것이 주효했다. 약속된 플레이 였는지는 모르겟지만, 그 위치선정과 침착하게 끝까지 집중하며 때린 슛팅이 승패를 갈랐다. 더 리흐트는 정말 잘 성장하고 있는 듯 하다. 오랜시간 유벤투스에 남았으면 좋겠다. 근데, 분명 PL의 빅클럽에서 채갈 확률이 99.99999%...
강등권에 있는 스페치아를 상대로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친 유벤투스였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스페치아의 경기 템포였다. 빠른 공수전환과 역습 찬스에서의 속도감은 마치 PL을 방불케하는 속도였는데 지난 2R 엠폴리 전에서도 이런 양상이었다. 엄청나게 빠른 템포로 조여오는 상대를 만나면 확실히 당황하며 흔들린다. 5R까지 치뤄진 상황에서 세리에 A의 상위권 팀들을 보면 경기의 속도가 모두 빠른 템포로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결국 대세의 흐름에 따라 가는거다. 결국 챔스에서 맞붙을 수밖에 없는 팀들이고 속도에서 밀리면 그만큼 패색 또한 짙어질 수 밖에 없는 흐름이니까-
유벤투스도 어느 정도는 이 흐름에 맞춰 체질개선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여튼, 6R 삼프도리아 전에서의 승리와 곧 다가올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긔 경기가 기대된다. 빅클럽과 붙었을 때, 한층 더 역량을 발휘하는 알 할배이기 때문에 은근 기대중-. 첼시를 무너뜨려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