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과 NS무라의 유로파컨퍼런스리그가 새벽에 있었다.
4시부터 였기에 자다 일어나서 경기를 봤다. 리뷰해 본다.
토트넘의 포메이션은 4-3-3. 누누산투가 들고 나올때마다 대차게 박살나는데도 계속해서 밀고있는 포메이션이다. 하지만, NS무라는 상대적으로 약팀이기에 분명 먹힐 수 밖에 없겠지. 스타팅 라인업엔 1.5군자원들이 대거 투입되었는데 골키퍼로 나온 골리니, 수비에 우측 풀백과 센터백의 도허티와 조로든, 중원에 해리 윙크스, 전방에 브라이언힐 - 스칼렛 - 로셀소가 그러했다.
힐이 들어간 이상 클래식한 4-3-3은 아닐거라 예상했는데 역시나 힐은 프리롤 스러운 역할로 전방부터 후방까지 경기장 전역을 휘저으며 활기를 불어 넣었다. 현 시점 여름 이적시장 최고의 영입은 힐임에 분명하다.
전반 초반부터 토트넘은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갔다. 공격시 양 풀백들의 공격가담이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특히 레길론은 좌측부터 중앙까지 치고 들어가며 한번씩 인상적인 중걸이 슛을 선보였다. 델레알리도 오늘은 좀 남다른 폼을 보인 것 같다. 몸이 한결 가벼워 보였고, DESK라인으로 날아다디던 시절까진 아니지만 리그때보다 훨씬 활동적이고 창의적인 모습들이 보였다.
이 덕분에 경기는 의외로 잘 풀려나갔다. 전반 4분만에 알리의 패널티킥으로 선취골을 잡았고, 7분 로셀소의 돌파후 슛으로 추가골을 넣어 전반을 2-0으로 리드하며 마쳤다. 점유율측면에서도 경기를 지배했다. 토트넘의 볼 소유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쉬운 것은 압도적인 소유권 대비 창의적인 공격들은 적었다는 점이다.
그 때문일까. 후반전이 시작되고 6분만에 1실점을 한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간 공을 NS무라에서 중걸이 슛을 떄렸고,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수비를 그리 타이트하게 안하던 탓도 있었겠지만 이건 공이 날아가는 코스가 너무 좋았다. 이로써 토트넘 NS무라의 스코어는 2-1로 또 다시 슬슬 불안감이 감도는 타이밍이 찾아왔다.
1골을 실점하자 누누산투는 팀의 1군 자원들을 대거 투입한다. 해리케인, 손흥민, 모우라 등 최전방의 3인을 모두 교체했다. 아마도 자신을 향한 비판을 의식해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가려는 의도였겠지. 3명의 교체이후 스킵과 호이비에르를, 레길론과 에메르송 로얄을 교체하며 사실상 거의 1군의 스쿼드로 NS 무라를 상대했다. 누누산투의 교체 타이밍에 대한 비판도 많았는데 뻔히 보이는 수라지만 그래도 즉각적인 교체를 감행하며 빠르게 변화를 가져간 것은 이전 3연패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교체 뒤부터 공격의 질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손흥민과 모우라를 활용해 측면을 집요하게 노렸고, 헤리케인은 원래 자리인 스트라이커의 자리로 돌아갔다. 해리케인은 역시나 저자리에 있을 때 능력이 나온다. 대략 30여 분밖에 뛰지 않았으나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모우라, 손흥민과의 연계 플레이들이 모두 골로 이어졌는데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였다. 무지성 크로스가 빠른 역습에 의한 날카로운 침투패스, 이른 바 토트넘의 골 패턴 플레이로 인한 것이었기 때문인데 이런 류의 공격 모습을 본게 언제였는지 잊었을 정도. 무척이나 반가운 모습이었다.
가장 반가웠던 것은 손-케 듀오의 부활이다. 수비에서 탈취한 볼을 중원의 로셀소가 뛰어들어가는 손흥민에게 논스톱으로 연결해준 것이 주효했다. 이 후 손흥민의 스프린트는 뭐 말할게 있겠나. 손흥민을 마크하던 NS 무라의 수비는 신계의 스피드를 몸소 체험하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고, 해리케인에게 밀어준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가 그대로 골로 이어졌다.
프리킥 상황에서 뛰어들어가는 손흥민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공을 뿌린 해리 케인의 모습도 나왔는데 마치 지난시즌 맨유를 6-1로 대파할때 있었던 그 장면과 흡사했다.
이렇게 토트넘과 NS무라의 경기는 5-1 토트넘의 대승으로 끝이났다. 물론 승리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여기에 크게 점수를 주고 싶진 않다. 클럽의 네임벨류도 선수단의 '급'을 고려한다면 당연히 이겨야 했던 경기에 당연한 승리이다. 무엇보다 경기 내용이 어땠는지가 중요한데 사실 경기 내용만 놓고봐서든 짜임새 좋게 경기를 압도했다고 보긴 어렵다. 여전히 수비에서 공격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불협화음(도허티....)과 그러다보니 1군 공격진들의 개인역량에 의존된 골이라는 느낌이 더 강한 것이 사실이다.
애당초부터 엉망이었다면 모를까. DESK라인의 환상적인 공격전개작업을 경험한 팬들이기 때문에 이정도의 경기력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 리그경기나 컵대회에서 강팀을 만났을 때 또다시 무너져내릴 수 있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여전히 누누산투에 대한 의문은 해결되지 않은채 토트넘 NS 무라의 유로파컨퍼런스리그 경기 리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