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웨스트햄의 PL 9R가 끝났다. 졸전까지라고 말하긴 뭣하지만 골문을 열지 못해 답답했던 경기였던 것은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5위였던 토트넘은 7위였던 웨스트햄에 1-0으로 패하면서 두팀의 순위가 바뀌게 되었고 웨스트햄은 4위로, 토트넘은 6위로 내려섰다.
사실 토트넘의 경기 내용만 놓고보자면 그리 나빴다고 하긴 어렵다. 단지 운이 없었을 뿐. 정말 골운이 안따라주는 경기였다. 그렇게 정확히 맞추기도 어려운 헤리캐인의 러닝헤딩에, 악착같은 집중력을 발휘했던 손흥민의 날카로운 슈팅도, 몇 차례 있었던 모우라의 골문 앞 슈팅까지 괜찮은 골찬스들이 있었지만 결국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 7ㅕ0분이 지난 시점에 웨스트햄의 코너킥에 모우라와 스킵 모두가 평이했던 헤딩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웨스트햄에 어이없는 골을 허용하고 만다. 이런 것이야 말로 정말 힘빠지는 골인 것이다.
패인은 단지 운 뿐이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그 '불운'마저도 역시 실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축구에 우연과 운이 얼마나 있을까. 결국 전략과 전술의 싸움인데 누누산투의 토트넘이 가장 못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누누산투에게는 아무런 전술도, 전략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누누산투의 축구는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는 근본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누누산투의 축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대개 누누산투의 축구에 대해 '수비적' 축구'라 말하지만, 과연, 그가 '수비적 축구'를 잘 구사하긴 하나? 지난 시즌 울버햄튼의 기록을 보면 답이 안오다. 승보다 패가 많았고 넣은 고롭다 잃은 골이 많았다. 이것은 결코 수비적 축구를 구사한다는 감독이 받아들 성적은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윙백과 센터백에 수준급 자원들을 보강했다. 크리스티안 리메로와 에메르송 로얄이 그들인데 이들 선수 개개인들의 퀄리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들을 전술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며 시너지를 내는지는 감독의 역할이다. 아직까지 이들의 활용에 있어 훌륭한 아이디어는 잘 보여지지 않는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즌 초반 트볼란치에 스위퍼 역할을 맡기고 수비라인을 내려 자신들의 위치를 방어하거나 맨투맨으로 붙었던 방식이 나쁘지 않았는데, 수비적이라는 지적을 듣고나선 무리할 정도로 윙백과 센터백 모두를 올린다.
공격은 또 어떠한가. 공격의 전개에 있어 중원에서 볼을 운반할 수 있는 자원이 굉장히 한정적인데 이렇다 보니 토트넘의 공격은 이미 패턴화 되어있다. 좌, 우측 윙백들이 공격진영까지 빠르게 볼을 운반해 좌, 우 윙어와 볼을 주고받으며 의미없는 크로스-노골의 공식이거나, 역습 상황에서 손훙민, 모우라 등의 윙자원들이 빠르게 역습을 전개하면 상대수비들을 무너뜨리거나. 후자의 경우가 승률이 좋은 편인데 수비라인을 내려서거나 전방부터 압박이 강한 팀들을 만나면 판판히 깨진다는게 결정적인 약점이다. 결국 뻔한 공격은 쉽게 대비되고 그로인해 매 경기 공격을 풀어나가기가 어렵다. 그러다 한 번 새로운 시도 해보겠다고 4-3-3으로 바꾸면 또 그건 그거대로 더 엉망이다. 엄청나게 큰 공간을 허용하는데 이런 경우는 뭐 그냥 경기 포기수준으로 간다. 토트넘의 지난 4R-6R까지 3:0 3연패가 딱 이 포메이션으로 나온 결과였다.
2군자원들의 활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토트넘의 가장 큰 문제는 1군들과 하위 그룹들의 경기력 차이가 유독 크다는점인데, 이는 선수 개개인들의 역량차이도 있겠지만 각 선수들의 역량에 맞게 롤을 부여하고 경기를 조직할 감독의 역량도 문제인거다. 이미 지난 유로파컨퍼런스리그의 3~4 게임에서 충분히 그 결과들을 보지 않았나. 단순히 경기에 패한것이 문제가 아니라 경기의 내용이 형편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유벤투스와 토트넘 두 팀을 응원하다보니 자연스레 두 팀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게되는데 볼 때마다 유벤투스 알레그리 감독과 너무 비교되는 모습이다. 유벤투스의 전술은 상대에 따라 매번 다른 전술이 보여지기 때문에 경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반면, 토트넘 누누산투의 경기는 어느 팀을 만나도 똑같아서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다. 이게 누누산투의 결정적인 문제다. 전략도, 전술도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겠다는 아이디어가 1도 없다는 것.
이는 무능이다. 거듭 생각하건데 나는 누누산투가 토트넘의 그레이드에 맞는 감독이 아니라고 본다. PL하위권 정도의 팀이라면 모를까 그는 토트넘을 끌고나갈 수 있는 제목이 아니다. 토트넘 웨스트햄의 PL 9R와 최근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의 경기들은 그가 얼마만큼 무능한 감독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반증이다.
부디 나는 그가 토트넘의 감독직에서 물러나길 희망한다. 제발 제대로 팀을 리빌딩할 수 있는 감독이 들어와 TOP4를 이루고 다시금 챔스에 나가 꼭 성과를 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