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과 비테세의 컨퍼런스리그 조별경기가 있었다. 토트넘 감독으로 새로 부임한 콘테의 데뷔전이었고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경기였다. 사실상 비자문자 때문에 실질적인 지도를 하긴 어려웠다. 훈련세션을 2번 밖에 못했다고 하니, 당연히 그의 컬러를 입히기엔 턱도 없이 모자란 시간이었다. 하지만 뭐 팬들의 관점에선 그런게 안중에나 있겠나. 콘테가 지휘봉을 잡았다는 것 만으로도 어떤 경기가 펼쳐질지 기대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무엇보다 지난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비테세에게 1-0으로 패한 토트넘이었다. 터무니없는 경기력을 보여줬고, 말도 안되게 패배했다. 때문에 누누산투가 싸질러 놓은 똥을 치워야 하는 것은 물론 새로 부임한 콘테의 앞으로의 팀 경기 운영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주는 전초전이었기에 여러 의미로 중요도도 높고,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토트넘 비테세 컨퍼런스리그는 3-2 토트넘의 승리로 끝났다. 콘테는 데뷔전에서 승리했고, 몇 가지 의미있는 모습들이 보여져 그 부분에 대한 리뷰를 남겨볼까 한다.
1. 다시 찾은 공격력
콘테는 토트넘 비테세 컨퍼린스리그 경기에 3-4-3을 들고 나왔다. 이전 첼시 시절의 그것이었는데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4백에 익숙해져있던 센터백들은 3백에 아직 많이 낯설어 하는 모습이었지만 공격에 있어서 만큼은 누누산투의 고구마 백만개 쳐먹은것 같은 답답함이 전혀 없었다. 특히, 해리케인의 롤이 눈에 띄었는데 인터밀란 시절의 루카쿠 처럼 등딱딱과 링크 플레이를 정말 잘 수행했다. 단 2번의 훈련세션으로 토트넘 공격이 백만배는 좋아졌고, 무엇보다 해리케인의 부활의 신호탄이 제대로 터졌다.
2. 콘테의 선수 활용능력
콘테는 확실히 선수를 쓸 줄 안다. 토트넘 비테세 컨퍼런스리그 경기에서의 에메르송 로얄을 보면 그게 무슨 말인지 명확하게 알게 된다. 지난 여름 에메르송 로얄을 영입할 때 기대했던 그 모습이 오늘에서야 나온 것이다. .그냥 심플하게 에메르송 로얄은 오늘 경기에서 오른 쪽을 '씹어먹었다'. 그간 누누산투의 경기리뷰를하며 그토록 얘기했던 좋은 선수들을 데려와놓고 제대로 쓰지 못하는 모습들을 비판했었는데, 콘테는 짧은 훈련 세션을 통해 선수들을 어떻게 써야할지를 파악한 것 같다. 그리고, 콘테의 경기 후 인터뷰 대로 토트넘 비테세 컨퍼런스리그 '미친경기'를 통해 앞으로 또 어떻게 이들의 시너지를 내야할지를 그리지 않았을까 싶다.
3. 예기치 않은 변수 발생시의 대처
적어도 콘테는 선수 교체 시점에 야유를 듣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토트넘 비테세 컨퍼런스리그 경기는 정말 많은 변수들이 있었는데 그 순간마다 콘테는 적절하고 빠른 대처들을 보여주었다. 대표적으로 로메로가 퇴장당하자 빠르게 4백으로 전환, 손흥민과 모우라를 수비에 가담시켜 안정화를 취했고, 이어 이들을 대거 교체하며 5백을 사용, 수비 안정화 뒤 역습 중심의 공격운용 등 후반전 짧은 시간동안 다양한 변화들을 선보이며 위기의 순간들에 잘 대처,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누누산투 처럼 아무도 이해 못하는 타이밍에 진행되는 선수 교체나 경기가 말도 안되게 안풀리고 있을 때에도 아무런 전술변화가 없는 그런 모습따윈 없었다.
기타
손흥민은 또 다시 새감독에게 첫 골을 선사한 주인공이 되었다. 무리뉴가 부임했을 때도, 누누산투가 부임했을 때도 새 감독에게 첫 골을 선사한 것은 늘 손흥민이었다. 오늘은 안될줄 알았는데 이 어려운걸 손흥민이 또 해내고야 만다. 정말 대단- 후반전 교체될 때는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진 않던데 콘테도 여러 선수들을 써보며 테스트해봐야 하니 어쩔수 없는 것 아니겠나. 손흥민이 콘테 체제 하에서도 인정받아 한단계 더 성장하길 바래본다.
콘테의 데뷔전이었던 토트넘 비테세 컨퍼런스리그 경기는 콘테의 토트넘을 기대하게 만드는 경기였다. 아마도 센터백 라인이 보강될 것이고 역시나 예상했던 공미자원도 하나 추가될 것 같지만, 콘테가 원하는 '완전체'가 되었을 때 왠만한 클럽들이 두렵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팀엔 굉장히 좋은 변화라고 본다.
토트넘이 컨퍼런스리그 초대 우승팀이 되는 것이 꿈만은 아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