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골이 또 터졌다. 조금전 끝난 토트넘과 노리치시티의 PL 15R에서 손흥민은 팀의 3번째 골이자 경기의 쐐기골을 터뜨렸고 토트넘은 PL 3연승을 달리는 쾌거를 거두었다. 특히 오늘 손흥민 골과 토트넘의 승리가 값진 이유는 콘테 감독 전술의 핵심인 양쪽 윙백들이 모두 부상으로 경기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만들어낸 승리라는 점이다. 몇 가지 포인트로 리뷰를 시작한다.
1. 모우라와 손흥민의 연계가 빛나기 시작했다
불과 몇 경기 전까지만 해도 모우라는 라멜라에 이어 손흥민 골을 막아서는 빌런이 되어가는 듯 했다. 그만큼 찬스볼 상황에서 빈공간에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패스하지 않았고, 터무니없는 슛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얘기가 다르다. 모우라와 손흥민은 자신들이 경기장 안에서 어떤 롤을 수행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이해했고, 서로의 위치를 자유롭게 스위칭하며 기존의 윙어포지션에서 소화하던 롤 외에 중앙 움직임의 롤 또한 늘어났다.
오늘 이른 시간에 터진 모우라의 첫 골 역시 손흥민과의 연계가 빛나던 순간이었다. 아직 둘의 시너지 완성도가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두 사람 모두 패스 센스가 있는 편이라 연계의 시너지가 나기 시작하면 손-케 조합을 뛰어넘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우리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모우라의 어시, 손흥밍 골!로 이어지는 그림이다.
2. 허술해보이는 수비가 의외로 클린시트를 이어가고 있다
콘테의 3백을 토트넘에 적용한다고 했을때만 해도 과연 이게될까 싶었다. 모든 감독이 포기했고 팬들도 포기한 토트넘의 센터백 자원들을 데리고 3백이라니, 비현실적인 얘기 같았다. 그런데, 그 어려운걸 콘테가 해낸다. 완전히 해냈다고 하긴 이르지만 어쨌든 해나가고 있다. 오히려 로메로가 빠진 암울한 구성원들을 이끌고 아직 단 1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콘테가 명장은 명장인가보다.
좀 더 보완되었으면 하는 것은 전방으로 한번에 이어지는 정교한 롱 패스 인데, 손흥민 같은 스프린터가 순간적으로 스타트를 끊어 공간을 치고 들어갈때 그 앞쪽으로 공을 정교하게 공을 뿌려주는 한방만 있다면 손흥민 골잔치는 계속 될 수 있기때문- 토트넘에서 현재 이런 전술을 수행할 수 있는 자원 또한 손흥민 밖에 없기에 손흥민과 합이 잘 맞는 센터백 하나 정도는 더 필요해 보인다.
3.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는 자원들이 있다
지난 유로파컨퍼런스 NS무라와의 경기에서 퇴장을 당하며 팀을 패배로 빠뜨린 라이언 쎼쎄뇽은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았던 레길론을 대신해 전반 이른시간에 교체출전했고, 탕강가 역시 로얄을 대신해 우측 풀백으로 출전했다. 두 선수의 공통점이라면 어리고,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으나 폭발한적 없고,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해 중요한 타이밍에 퇴장을 받은 선수라는 점이다. 콘테는 이에 대해 적절한 컨트롤이 들어가는 감독이다. 쎄쎄뇽은 투입 초반엔 여전히 죽쑤는 모습인듯 하였으나 후반들어 서서히 플레이가 올라왔는데 이젠 조금만 더 자신있게 플레이한다면 충분히 레길론의 대체자리나 더 나아가 레길론과 경쟁하는 수준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탕강가는 브랜든 윌리엄스와의 충돌이후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었으나 상대가 먼저 도발해올 때 이를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대응하는 모습은 불안 요소이긴 했다. 그렇다고 윙백으로써 훌륭한 모습도 아니었다. 콘테는 이를 좌시하지 않고, 곧바로 맷 도허티와 교체를 단행, 맷 도허티 역시 오랜만에 등장해 준수한 수비와 공격진영에서의 날카로운 패스 등으로 오히려 로얄이 없는 윙백의 적자는 맷 도허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을 갖게 했다. 다만 이 우측 라인은 레길론 혹은 쎄쎄뇽과 손흥민 만큼 시너지가 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인데 손흥민이 자리를 많이 내려가 공을 받고 연계하는 모습은 이 우측 전개 시점에만 나온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만큼 이쪽 라인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니까. 우측에서 손흥민 골은 웬만해선 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그리고 벤 데이비스. 와 - 진짜 짱이다. 리그 초반 수정궁전에서 팀 패배의 1등 공신이던 등신같은 모습들은 어디가고 이리도 클라스가 좋았던 선수였던가 싶을만큼 너무 잘해주고 있다. 자신을 신임해주는 감독과 감독의 전술에 대해 완벽히 이해했을때 어떤 시너지가 나는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예인듯 싶다. 너무 잘한다.
4. 케인은 퇴물이 되어가고 있다
케인에 대해 좀 더 솔직하게 말할 필요가 있겠다. 리고 15R까지 그의 성적은 단 1골이며, 어시스트 또한 비루하다. 손흥민 골, 손흥민 어시스트에 비하면 팀의 간판이라 불리는 그의 성적은 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다. 경기 내용은 훌륭한데 결과만 이렇다면 이해하겠다. 경기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케인은 경기 내용 또한 그리 훌륭하지 않다. 명백한 부진이며 단순한 부진 수준이 아니라 거의 퇴물이 되어가는 지경이다. 자신의 이적을 끝내 불가한 팀을 원망하며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그렇다고 하기엔 이젠 명장이 왔고, 적어도 겨울 이적시장이 코앞에 왔고, 이제쯤엔 살아났어도 살아 났어야 하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콘테의 전술에 대한 이행능력이다.
케인정도의 축구지능을 갖고 있는 스트라이커가 콘테의 전술을 이해하지 못할리 없다. 콘테의 인터뷰에 따르면 케인의 훈련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단순히 경기장 안에서 기량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는 문제인 것이다. 이정도 연차의 팀 간판 스트라이커가 이리도 미약한 활약을 펼칠때, 이는 명백히 그 선수가 퇴물화 되어가고 있다고 밖에 말 못하겠다. 정말 못한다. 스스로 얼마나 살아나고 싶어하는지 의지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토트넘이나 콘테나 케인에 대한 환상을 좀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 인다. 케인은 인터밀란 시절의 루카쿠처럼 안될거다. 본인 스스로가 그렇게 되고 싶어하지 않아 하는게 보이기도 하고, 이젠 그렇게 수행할만한 능력 또한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 케인을 내보내던, 잔류하던 좀 더 의욕적이고 파이팅 넘치는 스트라이커 영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토트넘 다음 경기일정은 12월 10일 새벽 5시, 스타드렌 과의 유로파컨퍼런스리그가 있는데, 이 경기는 이기든 지든 컵대회 자체에 큰 관심을 안두려 한다. 이미 꼬일대로 꼬여버린 대진일정이기 때문에 말이다. 그래도 손흥민이 출전한다면 또다시 손흥민 골! 의 외침을 듣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리그 3연승을 축하하며, 리그에서 손흥민 골 행진이 이어지길, 그래서 챔스진출권만 따내길 소망해본다.